나무는 1년 내내 잎을 피우지 않는다.
꽃도 사계절 내내 피어 있지 않다.
강물은 흐르다가 얼고,
해는 길다가 짧아지고,
공기는 뜨거웠다가 차가워진다.
자연은 주기로 산다.
그런데 우리는,
왜 늘 ‘잘해야만 한다’고 생각할까?
‘슬럼프’라는 말이 생긴 건
사람이 자주 그 상태에 빠지기 때문일 거다.
무기력하고, 의욕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나 자신조차 답답한 그 시간.
하지만 그건 고장이 아니다.
회복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뿐이다.
봄이 오기 전에 겨울이 있는 것처럼,
다시 나아가기 전에
우리는 잠시 멈춰야 하는 시점을 겪는다.
그게 바로 슬럼프다.
몸은 아직 움직이지만,
마음은 속도를 늦추고 싶은 것.
머리는 쉴 수 없는데,
감정은 잠시 멈추고 싶은 것.
그럴 때, 억지로 달리려 하면
자신을 잃는다.
리듬을 망친다.
당신은 혹시 지금 겨울을 지나고 있지 않나요?
무언가 멈춘 것 같고,
속이 비어 있는 듯하고,
사람들과의 거리가 애매해지고,
자신도 낯설어진 그런 순간.
그건 자연스러운 휴식의 리듬입니다.
기운을 모으고, 뿌리를 다시 내리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시간.
슬럼프는 ‘하강’이 아니라
‘잠시의 정지’입니다.
우리는 자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연처럼 살아가야만
버텨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끔은 멈춰도 괜찮고,
의욕이 없어도 괜찮고,
그저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할 때도 있습니다.
나무는 겨울 동안 눈에 띄는 변화 없이도
뿌리를 깊게 내립니다.당신의 감정도,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 오늘은
성장을 의심하지 마세요.
움직이지 않아도
당신은 자라나는 중이니까요.